발행일: 2014.06.02 | 저자: 여성문화이론연구소 편집부 |
책 소개 | ||
최근 세월호 참사를 둘러싸고 표면에 떠오른 우리 사회의 비합리성은 끔찍하기는 하나 새로운 것은 아니다. 안전 교육 미비와 같은 기초 사항은 물론이거니와 과학적 구조 수준, 재난 발생 시 기관별 연계, 선체 검사 및 운행 허가, 담당 부처의 관리 감독 등, 전문화된 체계나 엄밀한 역할 수행을 찾아볼 수 없었다. 아직도 이 정도라니 그 허술함에 탄식하지 않을 수 없다.
그러나 이보다 더 부끄럽고 두려운 일은 우리 사회의 기만성이다. 어떠한 손해와 처벌이 닥친다 해도 생명을 첫 번째 가치로 삼는 원칙은 없고, 이를 뼈아프게 반성하거나 해결하려는 진정성도 없다. ‘당연히 그러해야 하지만, 그것이 참 …’이 세월호 구조의 일관된 태도였다. 우리 사회에서 도덕적 구호란 세련된, 그러나 기만적인 수사에 불과하다는 것이 명확히 드러났다.
후기 자본주의에서 연명하고 있는 이들 중 이 문제에 자유로울 수 있는 이들은 거의 없다. 효율성과 경쟁을 지상 과제로 부여받고, 쉬지 않고 달려야만 하는 이들에게 자신의 삶을 반성하고 주변을 살필 여유는 주어지지 않는다. 최종적으로 무엇이 되어야 하는지, 어떻게 해야 하는지는 이미 정해져있다. 이것은 마치 세월호 안에서 살아서 구조를 기다리는 이들을 방치하고 이미 사체 찾기와 인양 준비가 효율적이라고 판단한 것과 다를 바 없다. 세월호의 충격은 살아있음, 살아있는 삶의 소중함, 그 삶의 가능성은 안중에도 없이, 이익의 극대화를 위한 인력 배치, 최소한의 사후 보상 등으로 사회 전체를 굴리면 그만이라는 지배 가치의 생생한 목격인 것이다.
의도한 바는 아니었지만, 『여/성이론』 30호의 기획특집, ‘우리는 의존한다, 고로 존재한다: 부상하는 ‘망’들에 대해 묻/듣다’는 세월호의 충격으로부터 대안적 삶을 모의하는 가이드라인이 될 수도 있겠다. 기획특집에서 후기 자본주의의 공허한 삶을 꿰뚫을 가능성으로 페미니즘과 사회적 경제를 가늠해 본다. 오김현주는 총론으로 사회적 경제, 공동체 경제, 페미니즘 경제의 형성 조건을 제시하였고, 이후의 필자들은 각자 자신들이 헌신하고 있는 지역과 영역의 성과를 보고했다. 추혜인은 의료, 김정희는 농업, 박종숙은 주택, 정경섭은 동물병원의 활동을 알렸다. 또한 리포트 란에 실린 이명원의 글은 지식순환협동조합을 소개하고 있어 기획특집과 함께 읽으면 좋을 것이다. 독자들도 이들 공동체 중 절실한 무엇인가에 손을 내밀고, 어쩌면 새로운 영역에서 사회적 경제를 시작하는 용기도 얻게 되기를 기대해 본다.
일상에서 페미니스트로 살기를 고민하는 이들을 위해 야심차게 기획한 ‘페미니즘 라이브’와 페미니즘 ‘사용 설명서’는 이번 호에서 더 구체적이고 실효성 있는 실천을 탐색한다. 윤보라의 「온라인 페미니즘」은 인터넷 공간의 페미니즘 액티비즘의 역사를 탐구한다. 인터넷 자료의 명멸성과 익명성으로 인해 집필에 어려움이 많았음에도 역사를 되돌아볼 생생한 기록과 전략이 가득 담긴 이 글에서 오늘날 온/오프의 수많은 페미니즘 논객들이 흥미와 용기를 얻게 되기를 기대한다. 더불어 로리주희의 「처음 하는 연애」에는 첫 연애의 설렘을 아름답게 지켜갈 세심한 권고들이 들어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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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소개 | ||
여성문화이론연구소 여성들의 역사를 다시 쓰고 대안문화를 만들며 여성주의적 시각에서 새로운 시대의 이론적 패러다임을 만들어 보려는 목적으로 만들어진 여성연구자들의 모임이다.여성문화이론연구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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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차 | ||
<기획특집>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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