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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출판여이연/여/성이론

여/성이론 통권 제 21호

발행일: 2009.06.24 저자: 여성문화이론연구소 편집팀
 
 책 소개

 출간의의
언론법에 이어 노조법 개정이 진행되고 4대강, 세종시 문제로 분분하다. 또 18년 간 김치공장, 봉제 공장 등에서 일하던 이주노동자 미누씨가 추방되었다. 지원이 끊겨 새로운 사업은커녕 제대로 유지하기도 어렵다는 단체들의 이야기는 이제 옛날이야기다. 저출산 종합대책의 하나로 불법낙태를 강력히 단속하겠다는 발표가 나왔다. 이런 가운데 『여/성이론』 21호가 출간되었다. 21호 기획회의에서 성과 노동을 이론적으로 충돌시키면서 성노동의 노동으로서의 성격, 즉 성애화된 노동을 이론화하는 작업을 시작하자는 제안이 나왔다. 그리하여 몇몇의 필자들이 섭외되었으나 중간에 대부분이 도중하차하였다. 성과 노동의 문제가 중층적으로 얽혀 있는 성노동의 이론화가 단기간에는 쉽지 않은 일임을 확인하면서 장기적인 과제로 가져가는 것이 좋겠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그래서 이번 호는 <성노동의 이론화를 위하여>라는 한 섹션을 만들었다.

 

이번 호에는 현장의 목소리로부터 출발한 글들이 많이 실렸다. 아직 이론적으로 더 다듬어져야 할 구석이 있는 것이 사실이지만 새로운 움직임과 새로운 문제의식을 담고 있다. 윤자형이 그의 글에서 인용한 바 있는 “사상이 탄생하는 것은 이성의 몸짓으로부터가 아니라, 뒤로 -기대앉아-존재의-신비를-이성적으로-반성함이라는 ‘사상가’의 전통적인 이미지로부터가 아니라 바로 분노로부터이다”라는 존 홀러웨이의 말처럼 이 목소리들로부터 하나의 새로운 이론이, 새로운 사상이 만들어지기를 기대한다. 『여/성이론』은 분노와 기쁨이 만들어지는 현장으로부터 전달되는 목소리, 그 깊은 곳으로부터의 목소리가 이론적으로 융합되는 살아있는 현장이 되고자 한다.

 

 주요내용
그 첫 번째 글로 문은미의 “성노동은 어떤 노동인가”가 나간다. 문은미의 글은 친밀한 노동, 돌봄노동, 감정노동, 서비스노동 등 여성을 둘러싸고 진행되었던 다양한 형태의 노동을 개념화하는 작업 속에서 왜 유독 성노동이 문제가 되는지 혹은 이러한 논쟁, 개념화 작업 속에서 성노동의 위치가 어디쯤인지, 그러한 노동이 현재 우리 사회에서 어떤 특징을 가지고 있는지를 이야기하고 있다. 이 글은 성노동 이론화의 지형을 이야기하는 출발점이 되어줄 것으로 생각된다.

 

이주 문제는 불법체류, 추방을 넘어 이미 한국사회에 많은 논쟁 지점을 만들면서 지속적인 관심을 촉구하고 있다. 그 하나로 이번 호에서는 결혼 이주와 관련해서 제기되는 시민권 문제와 유아 디아스포라 문제를 다룬 이안지영과 허오영숙의 글을 실었다. 이안지영은 한국에 결혼을 통해 이주해서 장기간 거주하고 있는 여성들, 이른바 결혼 이주 여성들 중 영주권을 취득한 여성들이 한국과 출신국 모두에서 자신의 시민권을 어떻게 실천하고, 협상하고 있는지를 이야기한다. 결혼 이주 여성들의 이러한 초국적 행위들과 출신국과 한국에서의 시민권 협상과정은 기존 시민권 제도의 변화를 요구한다는 것이 이안지영의 결론이다. 한편 허오영숙은 이주여성의 아이들이 영아기 때부터 어머니의 출신국으로 보내져서 양육되고 있는 현상을 ‘유아 디아스포라’로 규정하고, 유아 디아스포라의 현실은 바로 한국형 다문화주의가 균열되는 지점으로 보고 논의를 시작한다. 이 글은 동화주의에 근거한 인구정책의 측면에서 진행되는 한국형 다문화주의의 환상이 높은 양육비용과 고도의 노동을 요구하는 한국사회의 양육환경의 현실과 만나 어떻게 무너지는가를 보여준다.

 

문화/텍스트에는 국가가 저출산 극복 전략의 일환으로 추진하고 있는 입양과는 달리 국가의 관심 밖에 놓여 있는 입양 문제를 통해 미혼모 문제를 제기한 권희정의 글과 ‘나이듦’과 젠더를 연결해서 이야기한 천명자의 글, 그리고 멀비의 논의를 다룬 김주현의 글이 실린다. 권희정은 미혼모에 대한 평가 어린 사회적 시선과 미혼모에 대한 지원정책의 부재로 인해 자녀를 입양시킬 수밖에 없는 현실을 지적하고 미혼모가 아이를 버릴 수밖에 없도록 하는 제도를 비판한다. 나이듦’이 곧 ‘늙음’으로 해석되는 한국사회는 젊음의 가치를 지향한다. 천명자의 글은 늙음/젊음이 이분법적으로 나뉘고 그에 따른 가치의 위계가 다시 젠더화되는 사회에서 소위 나이든 여성들의 삶이 은폐된다는 문제의식에서 출발한다. 천명자는 다양한 삶의 과정에 있는 여성들의 ‘삶’에 집중하여 정치적이고 성별화되어 있는 여성들의 ‘나이듦’을 여성의 목소리로 언어화해서 들려주고, 여성들의 경험을 드러냄으로써 담론의 권력구조를 보여준다. 김주현의 글은 페미니즘 문화비평의 기념비적인 논문으로 평가받는 멀비의 「시각적 쾌락과 서사영화」가 해석되는 방식에 대한 이론적 문제 제기이다. 김주현은 멀비의 후속 연구들이 멀비를 요약하는 방식, 이미지 속 여성 인물과 현실의 여성 관객을 동등한 차원의 여성 주체로 상정하거나 단선적인 서사 속에서 페미니즘 문화의 기준을 찾는 성급함과 도식성을 비판하고 멀비를 다시 독해함으로써 멀비 자신의 문제 제기와 주장을 명확히 반영하고 페미니즘 문화 실천에서 멀비의 여성 주체가 제시하는 방향을 확인하고자 한다.

 

『외모꾸미기 미학과 페미니즘』,『흑인 페미니즘 사상』, 『학교 밖의 조선여성들』에 대한 김혜련, 루인, 윤정란의 주제서평은 만만치 않은 논의를 함의하고 있는 이 책들에 보다 쉽게 다가가게 해준다.

 

리포트를 통해 한국사회뿐만 아니라 한국사회를 넘어선 곳에서 일어나고 있는 새로운 움직임들을 만날 수 있다. 민은 “60살까지 여성운동을 하면서 여성주의 공동체를 이뤄 살기” 위해 준비하고 있는 여성주의 의료생협 준비과정을 통해 이들이 여성주의 공동체, 의료 생협, 여성주의 의료에 대한 고민의 출발점과 그 고민을 어떻게 풀어가는지를 잘 보여주고 있다. 민의 글이 의료생협에 대한 기대를 갖게 한다면 윤자형의 글은 성노동자 권리지원에 대한 필요성을 다시 생각하게 한다. 윤자형은 짧은 기록을 통해 지난 9월 21일-22일, 한국의 ‘성노동자 권리 지원을 위한 준비모임’과 대만의 성노동자 권리 단체인 ‘COSWAS’ 활동가들이 만나 성노동자 권리 지원 경험과 성노동자 비범죄화 방안을 논의했던 토론회와 간담회 현장의 목소리를 생생하게 전해준다. 뉴욕 가사노동자운동연합에서 일하는 아이젠 푸는 유모, 가사도우미, 노인돌봄노동자들이 정당한 노동 조건하에서 존중 받으면서 일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가사노동자연합의 조직과 활동을 소개한다.

 

21호의 되살아나는 여성은 한때 드라마에서도 다루어진 바 있는 천추태후이다. 권순형은 명실상부하게 고려시대 최고의 정치권력을 가졌으나 남성사가들로부터 음녀, 악녀로 지목되면서 정치적 치적도 전혀 인정받지 못했던 천추태후를 고려일대를 통해 가장 강력한 정치권력을 행사한 여성정치가로 되살리고 있다.

 

이번 호 사전의 주제는 매춘이다. 김경미는 매춘이 성노동의 하나로 감정노동, 신체화된 노동, 서비스 노동과 연접되어 있는 노동임을 정리해서 보여준다. 앞의 문은미의 글과 연결해서 읽으면 좋을 것으로 보인다.

 저자 소개

여성문화이론연구소 편집부 - 여성들의 역사를 다시 쓰고 대안문화를 만들며 여성주의적 시각에서 새로운 시대의 이론적 패러다임을 만들어 보려는 목적으로 만들어진 여성연구자들의 모임이다.

 목차

<기획특집> 성노동은 어떤 노동인가? 
친밀한 노동으로서의 성노동 (문은미)

<기획논문> 
영주권을 선택한 결혼 이주 여성의 ‘협상하는 시민권’ (이안지영)
‘한국형 다문화 주의’의 무너지는 꿈 - ‘유아 디아스포라’를 중심으로 (허오영숙)

<여성이론가> 
캐롤 길리건(Carol Gilligan): 도덕윤리로서의 보살핌 (조주영)

<되살아나는 여성> 
고려 최고의 여성정치가 헌애왕태후(천추태후) 황보씨 (권순형)

<문화/텍스트> 
사랑의 사각지대; 가슴으로 낳은 사랑, 배 아파 낳은 사랑은…? (권희정)
생애주기 연령주의 사회에서 젠더화된 ‘나이듦’에 관한 연구 (천명자)
멀비 그 후, 여성 관객(김주현)

<주제서평>
외모꾸미기는 거짓말보다 나쁜가? (김혜련)
콜린스의 "흑인 페미니즘 사상"을 봉합사 삼아 트랜스페미니즘을 모색하기 위한 메모 (루인)
역사 다시 쓰기의 중요성: 김부자, "학교 밖의 조선여성들"(일조각, 2009) 서평 (윤정란)

<페미니즘 사전>
매춘 (김경미)

<리포트> 
여성주의 의료생협 (민)
낙인이 아니라 권리를!! -성노동자의 권리 지원과 성노동 비범죄화를 위한 토론회 및 간담회에 대한 짧은 기록 (윤자형)
그들에게 말하시오! 더 이상 노예제도는 발붙일 수 없다는 것을 (아이젠 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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