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행일: 2010.06.25 | 저자: 여성문화이론연구소 편집팀 |
내용: 지구화시대 모성의 정치경제학: 낙태와 입양을 중심으로 |
책 소개 | ||
▪ 출간의의
이에 『여/성이론』 22호에서는 모성을 화두로 삼고자 한다. 지구화시대에 모성이 어떤 방식으로 재현되고 이용되며 또 변화되고 있는지를 낙태, 입양, 대리모의 문제를 중심으로 살피고자 하는 것이다. 이러한 의도 하에 마련된 기획특집은 어디까지가 모성인가, 모성은 생득적인가와 같은 익숙하지만 여전히 의문시되는 물음에서부터, 지구화시대 모성은 자본의 논리에 의해 일방적으로 주조되는 것인가, 아니면 여성들 스스로가 모성을 만들고 이용하며 남용하고 오용하기는 것인가, 혹은 낙태와 관련된 여성의 권리주장은 모성을 위배하는 것인가와 같은 새로운 물음을 던지고 있다.
▪ 주요내용 기획특집의 첫 글 임옥희의 신자유주의시대 모성의 정치경제학」은 신화처럼 부풀려진 모성을 조롱하면서 시작한다. 임옥희는 여러 가지 이유로 아이를 죽도록 방치했던 역사 속의 어머니들을 불러들이며 “보살피고 헌신하고 희생하고 사랑하는 어머니뿐만 아니라 사악하고 이기적이고 무심한 어머니”도 있음을 보여주고 있으며 신자유주의 시대에 이르러 여성은 모성을 이용하여 자녀들을 자기 품 안의 볼모로 만들거나 자신의 몸을 교환가치에 의해 매매되는 초국적 상품으로 만드는 방식을 통해 자본과 협상하기도 한다는 점을 보여준다. 나아가 제인 정 트렌카는 「백만 명의 살아있는 유령들: 구조적 폭력, 사회적 죽음」을 통해 가부장적 국가 그리고 이윤을 추구하는 해외입양기관들이 어떤 방식으로 모성에 대해 모순적인 태도를 보이고 있는지를 고발한다. 국가는 출산율을 걱정하고 있지만 정작 미혼모들이 자신의 아이를 양육할 수 있는 환경조성에는 무관심하며 해외입양기관은 아이와 미혼모의 바람직한 미래를 걱정하는 것 같지만 실제로는 입양을 통해 막대한 이윤을 축적하고 있다는 것이다.
낙태의 문제를 중심으로 모성과 모권 그리고 여성의 행위자성을 다시 돌아보고자 하는 시도는 최은영의 「한국의 모성과 낙태」와 황주영의 「여성의 권리에서 여성적 권리로: 이리가레의 모성으로 생각해보는 임신중지」에 집약되어 있다. 최은영은 “중심은 자신을 설명하지 않는다”는 통찰에서 시작하여 우리나라에서 낙태불법화를 말하는 사람들이 출산과 관련된 생물학적인 차원의 “모성”과 가부장적 “정상가족”의 이데올로기에 사로잡혀 있음을 보여준다. 최은영이 다양한 위치에 있는 여성의 경험으로부터 모성을 재개념화할 것을 주장했다면 황주영은 모권 개념의 새로운 정립이 필요함에 주목하고 있다. 이리가레의 이론에 토대를 두고 있는 황주영은 현재의 낙태 논의가 아이의 생명과 여성의 자기 결정권의 잘못된 이분법에 근거하고 있으며 이분법을 넘어서는 방식으로 여성의 권리를 주장하기 위해서는 개인이 아니라 여성의 몸과 경험에 기반하는 여성적 권리의 개념을 구성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한다. 이와 같은 맥락에서 이현재는 「모성의 아이러니와 행위자성」에서 크리스테바와 벤자민의 이론을 분석하는 가운데 모성이 단순히 가부장제나 자본주의의 강력한 힘에 의해서만 규정되지 않고 이 체제를 초과하고 변형시키는 아이러니한 능력을 가지고 있음을 보여주고자 한다.
그밖에도 모성에 대한 역사적 논의로 <되살아나는 여성>에 실린 박미선(고려대)의 글이 있다. 이 글은 아이를 수유하고 기르도록 선발된 조선시대의 “유모”에게 어떤 모성과 규범이 요구되었는지를 분석하고 있다. 유모의 성품이 그대로 아이에게 전달될 수 있다는 생각, 따라서 아이가 아프면 그것은 양육자 때문이라는 생각은 비단 조선시대에만 통용되었던 관념은 아닌 것 같다. <문화/텍스트>에 인터뷰 형식으로 실린 짱박의 글은 어떻게 우리 사회가 아픈 아이에 대한 책임을 오롯이 엄마에게 전가시키고 있는지 진솔하게 보여주고 있기 때문이다. 나아가 이 글은 한 어머니가 아픈 아이를 기르면서 비로소 기존의 삶의 방식을 비판적으로 바라볼 수 있게 되었다는 고백을 전해주고 있다. 이러한 고백은 박미선(한신대)이 <여성이론가>에서 조망하고 있는 애드리언 리치의 사상과 연결된다. 박미선에 의하면 애드리언 리치는 기존의 제도적 모성이 아니라 주목받지 못한 모성의 경험에 주목함으로써 새로운 모성을 발굴하고자했기 때문이다. 이러한 모성에 대한 논의들과 함께 <리포트>에 실린 「3.8 여성의 날 기념 “여성의 임신․출산 및 몸에 대한 결정권 선언” 기자회견 참가기」를 함께 읽어보면 무척 흥미로운 일이 될 것이다. 이 글에서 지구지역행동네트워크 지구지역포인트(GP)팀은 이제 낙태 대신 임신중지라는 개념을 사용하자고, 사회가 생명을 진정으로 존중한다면 아이가 축복 속에서 태어나 성장할 환경을 만들어주자는 입장을 분명히 하고 있다. 이런 입장 위에서 이들은 현행 낙태죄는 폐지되어야 한다고 강력하게 주장한다.
모성 이외에도 『여/성 이론』 22호는 아시아 결혼이주의 최대 송출국이라 할 수 있는 필리핀과 베트남의 국가정책을 분석하고 있는 위선주의 논문과 2000년대의 새로운 여성운동의 지형을 분석하고 있는 오김숙이의 논문을 <기획논문>에서 만나볼 수 있다. 그리고 트랜스내셔널리즘의 시각에서 매체에서 재현되고 있는 퀴어 정체성을 재조명하고 있는 <문화/텍스트>의 조혜영의 글을 통해 페미니즘을 달구고 있는 또 다른 주요 관심사를 보여주고자 했다. <페미니즘 사전>에 실린 박이은실의 「포스트페미니즘(들)」은 현재 페미니즘의 관심사에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는 다양한 이론의 지형을 체계적으로 보여준다.
그밖에도 특유의 달변으로 ‘자본’에서 ‘채식’까지를 연결시키고 있는 임옥희의 『채식주의자 뱀파이어』를 맛깔스런 문체와 상상력으로 읽어내고 있는 자칭 “거식증에 걸린 수컷”인 서동진의 서평도 빛을 발한다. 신씨아 코번의 『여성, 총 앞에 서다』에 대한 문현아의 서평도 천안함 사태가 벌어진 지금, 이곳에서 전쟁과 폭력에 저항하는 지구지역적 연대의 중요성을 실감하게 만든다. 비비아나 A. 젤라이저의 『친밀성의 거래』에 대한 서평을 통해 우리가 생각하는 “친밀관계”가 “거래”와 어떤 식으로 연관되어 왔는지를 차분한 어조로 분석하고 있는 사미숙의 글도 여운을 남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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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소개 | ||
여성문화이론연구소 편집부 - 여성들의 역사를 다시 쓰고 대안문화를 만들며 여성주의적 시각에서 새로운 시대의 이론적 패러다임을 만들어 보려는 목적으로 만들어진 여성연구자들의 모임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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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차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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