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콜로키움

[제72차 콜로키움] 페미니즘에 대한 역풍, 페미니즘의 과소

 

제72차 여이연 콜로키움

페미니즘에 대한 역풍, 페미니즘의 과소

 


>발표: 이유미(사회진보연대 부설 노동자운동연구소 연구원, 『지금 여기 페미니즘』저자)
>일시: 2015년 6월 16일(화) 오후 7시-9시
>장소: 여성문화이론연구소(오시는길 보기)
>발표내용:
- 정치에 대한 불신
역사적으로 여성대중운동이 폭발적으로 일어났던 시기는 자본주의 생산-재생산이 위기에 봉착했을 때이며, 그에 맞서는 운동의 고양을 배경으로 했다고 봅니다. 그러나 현재 자본주의가 구조적 위기에 직면했음에도 불구하고 이를 넘어서기 위한 운동이 취약한 상황입니다. 사회문제에 대해서 집단적 실천으로 해법을 모색하는 의미로, 정치에 대한 불신이 큽니다. 여성해방을 위한 운동 역시 이러한 조건을 피해가기 어렵습니다. 여성의 이중부담이 심화되고 있지만 역설적이게도 이에 맞서는 집단적 실천은 부족한 상황인 것입니다. 정치에 대한 불신으로 여성운동 역시 새로운 대안과 전망을 제시하기 어려운 실정이기 때문입니다.

- 페미니즘의 과소
페미니즘을 여성해방을 위한 이념이자 실천이라고 규정할 때, 페미니즘은 현재 과소화된 상태라고 봅니다. 이를 분석하기 위해서는 앞서 언급한 것처럼 정치적 토대가 침식되어 운동이 성장하기 어려운 조건이라는 점을 전제하더라도, 지난 운동의 궤적을 평가하는 것이 필요합니다. 그 초점은 주로 민중운동 내부의 실천으로 두겠습니다. 100인위를 시작으로 민중운동 내부에서 반성폭력 운동이 대대적으로 전개된 이후, 대중적으로 표상된 여성들의 집단적 요구와 실천이 미약해졌다고 생각합니다. 이유는 첫째로 여성의 피해를 부각시키는 반성폭력 운동의 전략이 여성을 능동적 권리의 주체로 구성하는 것에 실패했기 때문입니다. 둘째로 민중운동 내부의 성 맹목이 여전히 변치 않고 있기 때문입니다. 두 가지 문제가 착종되어 민중운동 내부의 성폭력 사건을 둘러싼 분란(?)이 끊이지 않고 있으며, 페미니즘에 대한 역풍으로 보이는 행태가 민중운동 내부에서 발생하는 것으로 진단하고 있습니다. 

- 페미니즘이 보편적 사상으로 거듭나기 위하여
따라서 페미니즘에 대한 역풍과 성폭력 사건을 둘러싼 분란은 페미니즘이 과소화된 결과로 나타난 증상이라고 생각합니다. 이를 헤쳐 나가는 방법은 증상으로 드러난 사건들에 대한 대응에 국한될 수 없습니다. 또한 반성폭력 운동을 재 점화하는 것 역시 바람직한 해법은 아니라고 봅니다. ‘성’을 다시 의제화 하더라도 기존의 운동에 대한 반성적 평가를 바탕으로 삼아야 할 필요가 있습니다. 그리고 무엇보다도 페미니즘의 새로운 대안과 전망을 제시하기 위한 의제를 발굴하고 운동으로 기획하려는 노력이 필요합니다. 특히 경제위기 시기 여성의 이중부담이 심화되는 가운데 이에 맞서는 집단적 운동을 기획하는 단위로서 노동자운동을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페미니즘이 보편적 해방운동으로 거듭나는 데 여성노동자들의 집단적인 실천이 하나의 계기를 마련할 수 있을 것이라 전망하기 때문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