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문화이론연구소 제 59차 콜로키움>
일시 및 장소: 10월 26일(금) 저녁 7시, 여성문화이론연구소
발표자 및 주제: 호정은 선생님 (경희대 후마니타스칼리지)
<언어의 소멸은 무엇을 의미하는가?>
호정은 선생님께서 공역하신 <아무도 모르는 사이에 죽다-사라지는 언어에 대한 가슴아픈 탐사 보고서>를 미리 읽어오시면 보다 활기찬 토론이 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다음은 콜로키움 발표에 대한 간략한 소개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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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한동안 언어 보편성에 초점을 맞춰 언어를 바라보았습니다. 일반적인 것을넘어서, 전 인류에게 보편적인 언어 특성을 찾는 것은 매력적인 작업임에 틀림없을것입니다. 그러나 세계에는 우리가 이제껏 생각해본 적 없는 언어들이 실제로 ‘존재’하고, 그에 따라 불투명해지는 ‘보편’의 한계를 오히려 직시하게 되었습니다. 현재 세계에는 6천여 개의 언어가 있다고들 합니다. 그러나 놀랍게도 그 중 적어도50%, 많으면 90%에 이르는 언어가 금세기 말이면 지구상에서 사라질 것이라고 합니다. 이제 흥미로운 언어의 세계도 종언을 고할 것입니다. 우리가 이번 콜로키움에서 같이 보게 될 책 <아무도 모르는 사이에 죽다--사라지는 언어에 대한 가슴 아픈탐사 보고서> (글항아리, 2012)는 이처럼 사라져가는 언어들 속에서 우리가 잃어가는 것이 무엇인지, 어떻게 이에 대응해야 할지를 이야기하고 있습니다.
저자 니컬러스 에번스Nicholas Evans 교수는 호주와 파푸아뉴기니의 다양한 토착 부족을 직접 현지 조사하여 그 언어와 문화를 연구하는 현장 언어학자입니다. 그만큼 이 책은 풍부한 언어 자료로 가득 차 있고, 400여 개에 이르는 언어를 언급하면서 세계 속 낯선 언어들의 세계로 우리를 초대합니다. 유사한 주제로 출판된 기존의 도서들이 언어학 전문적인 내용에 집중되어 있는 데 비해, 이 책은 다분히 에세이성격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기계적으로 언어 규칙을 설명하는 방식에서 벗어나 고유의 언어를 지켜나가는 사람들의 사회적 생활양식을 생동감 있게 그려내고 있는데요, 언어의 소멸이 인류에게 무엇을 의미하는지를 비교 방법론, 언어와 사고, 문자 해독, 문학 등 다양한 주제와 연결시켜 논의하고 있습니다. 이 책의 논의들을 통해우리는 이미 사라진, 그리고 현재도 사라지고 있는 소규모 언어들을 통해 미지에있던 인류의 역사를 만날 수 있으며, 각종 인류 문화와 인간의 사고틀을 통찰할 수있습니다.
인류는 그 언어의 수만큼 다양한 삶의 모습과 통찰력을 가지고 있습니다. 모든 언어 속에는 각 공동체가 수천 년 동안 축적한 경험 지식이 고스란히 담겨 있습니다. 이 책에서는 이처럼 소중한 인류 유산을 놓쳐버리지 않기 위해 학제 간 공동 연구는항시 필요하며, 무엇보다 사람들의 인식이 바뀌어야 한다고 봅니다.
현재 전 세계에서 거의 유일하게 재배되는 바나나종, 캐번디시 바나나는 1980년대 이후 변종 파나마병이 유행하면서 다시 위협에 직면해 있습니다. 세계식량농업기구는 20년 이내에 바나나가 영영 사라질 수도 있다고 경고하고 있습니다. 이 책에서 시공간을 넘나들며 언어 다양성이 가진 인문학적/과학적 가치를 탐색한 것도 같은 이유에서입니다. 이처럼 인류에게는 ‘다양성’이 필요합니다.
이번 콜로키움에서 모시게 될 호정은 선생님은 <아무도 모르는 사이에 죽다--사라지는 언어에 대한 가슴 아픈 탐사 보고서> 역자 중 한 분으로 경희대학교 후마니타스칼리지에서 학생들을 가르치고 있습니다. 『나를 위한 글쓰기』(공저), 『우리말 알고 쓰기』(공저) 등의 저서가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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