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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출판여이연/단행본

흑인 페미니즘 사상

저자 패트리샤 힐 콜린스 역자 박미선, 주해연 여성문화이론연구소 2009.10.06

원제 Black feminist thought : knowledge, consciousness, and the politics of

페이지 520 ISBN 9788991729131 판형 규격외 변형

 

 책 소개

출간의의

<흑인 페미니즘 사상>은 흑인여성의 경험에 바탕을 두고 있지만 거기에 머무르지는 않는다. 흑인여성의 삶과 지적 생산에 관한 콜린스의 논의는 흑인과 비슷한 처지에 있는 라틴계, 아시아계 미국인, 가난한 백인 등 여러 집단의 사람들이 겪은 경험과 그로부터 나온 관념과 공명할 것이다. 저자는 이 책에서의 논의가 미국의 국가경계를 넘어가기를 바란다고 쓰고 있다. 미국 밖 세계에 대한 미국의 수출품으로서 미국의 국가경계를 넘어가는 것이 아니라 전지구적 맥락에서 비슷하게 종속된 집단들과, 생명력이 넘치는 다문화 사회를 건설하고자 하는 사람들과 대화를 촉진하는 논의로서 이 책이 읽혀지기를 바라는 것이다.

미국 흑인여성의 삶을 이해하고자 쓴 이 책은 미국 맥락에서뿐만 아니라 다인종, 다문화 사회에서 인종, 계급, 종족, 젠더, 섹슈얼리티를 우리가 어떻게 이해할 것인가에 관해서 서로 나눌 수 있는 중요한 교훈을 담고 있다. 오늘날 한국은 건강한 다문화 사회를 건설하는데 최전선에 서 있다. 소수자 집단이 다르게 느끼고 생각할 수 있다는 점을 인식하는 것은 무척 중요하다. 소수자 집단이 겪는 독특한 경험을 이해하고 포용과 관용의 다문화 사회를 건설하기 위해서는 그들의 목소리를 경청하는 것 또한 중요하다. 이 책의 한 가지 목적은 흑인여성의 힘을 기르는 것이지만, 소수자 집단의 힘 기르기가 다문화적 사회에 끼칠 혜택이 무엇일지를 논의하는 것 역시 이 책의 목적이다. 저자는 미국이 흑인여성의 목소리를 들음으로써 많은 혜택을 누렸던 것처럼, 한국사회도 점증적으로 다양해지는 여러 목소리를 듣고 공정하고 평등한 사회를 건설할 수 있기를 희망하고 있다. 매우 빠른 속도로 다문화 사회로 변화해 가고 있는 한국 사회에서, 더 나은 미래를 건설하고자 하는 독자들이 이 책을 읽으면서 여러 연결점을 찾을 수 있으리라 기대한다.

 

책의 내용 및 특징

이 책은 아프리카중심주의 철학, 페미니즘 이론, 맑스주의 사회사상, 지식사회학, 비판이론, 포스트모더니즘과 같은 다양한 이론전통을 반영한다는 점에서 이론적이다. 그렇지만 이 책은 이런 전통이 빈번하게 사용하는 표준 어휘나 용어, 핵심를 그대로 쓰거나 그 주요 저작을 인용하지는 않았다. 저자에게는 관념 자체가 중요한 것이지 우리가 그 관념에 붙이는 이름이 중요하지는 않기 때문이다.


둘째, 이 책은 흑인여성의 경험과 관념을 분석의 핵심에 둔다. 흑인여성을 포함하여 종속된 집단에 속하면서도 기득권 집단에 편리한 방식으로 관념틀을 확립하는 것에 익숙한 이들이라면 흑인여성의 경험과 관념을 분석의 핵심으로 삼는 이 책이 불편할 수도 있으리라. 예컨대 백인 중산층 페미니스트 독자라면 소위 백인 페미니즘 사상을 저자가 별로 인용하지 않는다는 점을 쉽게 발견할 것이다. 저자의 논의는 서구 백인 중산층 여성의 경험으로부터 나온 페미니즘의 신조에서 출발하지 않았다. 대신 의도적으로 흑인여성의 관념과 경험을 보여주는 다양한 문헌을 사용한다. 저자 역시 우리 시대까지 이어오는 백인 페미니스트 이론가의 역사적 저작을 잘 알고 있으며 그들이 페미니즘에 기여한 바를 소중하게 여기지만 이 책은 흑인여성이 백인 페미니스트 사상을 어떻게 생각하는가, 혹은 흑인여성의 관념이 탁월한 백인 페미니스트 이론가들이 생산한 관념과 어떻게 같고 다른가를 보여주는 책은 아니다. 이 책의 분석의 토대는 단일한 하나의 이론 전통에 있지 않다. 이 책은 흑인여성의 삶에서 인종, 젠더, 사회계급이 서로 맞물리는 방법, 그리고 이것이 흑인 페미니즘 사상에 미친 영향을 포착하여 분석하기 때문이다.

이 책에서 저자는 흑인여성의 관념을 분석의 핵심에 둠으로써 흑인여성의 관념을 특권화 할 뿐만 아니라 백인 페미니스트, 흑인남성, 다른 모든 이들이 각자의 입장과 흑인여성의 입장이 지닌 유사성과 차이를 비판적으로 볼 수 있게 했다.


셋째, 이 책에서 저자는 수많은 흑인여성 사상가를 광범위하게 인용했다. 이들 중 일부는 잘 알려졌지만 다른 이들은 거의 알려지지 않은 사상가이다. 저자의 분석은 복수의 다양한 목소리를 토대로 한다. 흑인여성의 관념이 지닌 힘과 다양성이야말로 장구하게 지속된 흑인여성의 지적 공동체의 일부라는 점을 강조하기 위해서이다. 또한 이러한 접근을 통해서 소수의 흑인여성만을 흑인여성 전체의 대변자로 대우해주는 척 하면서 선택된 소수에 들지 못하는 다른 이들의 경험과 말을 듣지 않는 주류 학계의 경향에 맞서려 한다. 오로지 예외적인 소수 흑인여성만이 이론을 할 수 있다는 가정은 흑인여성을 동질화하면서 대다수의 흑인여성을 침묵하게 만든다. 이와 대조적으로 이 책에서는 이론과 지적 창의성이란 선택된 소수의 영역이 아니라 광범위한 사람들에게서 나온다는 점을 보여준다.


넷째, 이 책은 어떻게 사상과 행동이 함께 이론을 생산하는가를 보여주는 변별적인 방법론을 사용한다. 저자는 자신의 삶에 연루된 흑인여성의 일상적 행위와 관념이 어떻게 자신이 제기하는 이론적 문제들을 반영하는지 세심하게 검토했다. 이론이 이런 관계를 새로운 눈으로 볼 수 있도록 해준다면, 구체적인 경험은 이론이 제공해온 세계관을 비판적으로 재검토하게 한다. 이 책의 내용은 이와 같은 자기 성찰의 시간 동안 조금씩 쌓여갔고 추상적이기만 한 “이론”을 거의 생산하지 않았다.


다섯째, 저자는 흑인 페미니즘 사상이 정말로 존재한다는 점을 입증하기 위해서 흑인 페미니즘 사상을 일관되고 온전한 것으로 제시한다. 흑인 페미니즘을 일관되고 온전한 이론으로 제시하는 것은 이론이란 그렇게 완결적으로 구성되지 않는다고 보는 저자의 실제 견해와는 대조된다. 대부분의 이론은 내적인 불안정성을 그 특징으로 하며 경합중인 이해관심사나 강조점에 의해서 심문되고 분열된다. 흑인 페미니즘 사상은 그 역사적 존재를 의심하는 정치적 지적 상황 속에서 실제로 존재해 왔다. 이러한 점을 고려하여 이 책에서는 흑인 페미니즘 사상의 내적 모순, 파열, 비일관성을 강조하지 않는다. 대신 흑인 페미니즘 사상을 전반적으로 일관된 것으로 제시한다. 현재의 역사적 계기에서는 이러한 접근이 가장 적합하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저자가 이 책에서 강조하고자 하는 것은 이러한 모자이크를 이루는 조각이다. 다른 이들이 흑인 페미니즘 사상이라는 이 모자이크를 다른 사상과 식별할 수 있는 특징을 강조해줄 것이다.

자 후기 중에서

이 책의 저자인 패트리샤 힐 콜린스는 사회학자이자 페미니즘 이론가이다. 이 책은 미국 흑인여성의 역사와 경험을 기반으로 사회학, 여성학 이론을 어떻게 다시 쓸 수 있을지 고민하고, 미국역사를 통틀어 저항하고 생존하고 자기 자신을 믿고 경험에서 우러난 지식을 키워왔던 수많은 흑인여성의 언어를 다듬어서 모아 놓은 책이다. 즉, 이 책은 구전되어 온 문맹의 흑인여성의 이야기부터 현대 흑인 페미니스트 이론에 이르기까지 흑인여성의 다양하고 다층적인 텍스트에 대한 메타 텍스트라고 할 수 있다. 콜린스는 대부분의 흑인여성이 읽어서 이해할 수 없는 난해한 책을 쓰고 싶지는 않았다고 얘기한다. 그 결과 이 책은 미국 학부 수업에서 활발하게 교과서로 채택될 정도로 쉽게 쓰여졌지만, 그 내용은 결코 가볍지 않다. 페미니즘 이론에서 콜린스는 다인종 페미니즘, 교차성 이론, 입장론standpoint theory 등의 선두주자인 동시에, 사회학의 핵심주제인 권력, 사회집단, 불평등의 문제를 끈질기게 탐구한다. 이 책에서 펼쳐지는 콜린스의 여러 매력 중 주목할 만한 것은 그녀의 사회학적 상상력과 통찰의 주요 원천이 흑인여성문학이라는 점이다. 젠더 사회학의명저이기도 한 이 책에서 흑인여성 블루스 가수들의 노래와 여성작가들의 문학작품이 인용되고 있다는 점은 앎의 모태가 곧 삶이며, 이야기야말로 저항활동의 힘이라는 점을 잘 보여준다.

 
 저자 소개
저자 

패트리샤 힐 콜린스
현재 메릴랜드 대학 사회학과 석좌교수이며 미국사회학회장. 미국 흑인여성의 경험과 실천활동과 여성주의를 탐구하여 이론화하면서 젠더 사회학, 여성학, 여성주의 이론에 새로운 지평과 시각을 제공한 비판사회이론가이다. 신시내티 대학 흑인연구학과장 시절에 쓴 첫 저작인 <흑인 페미니즘 사상>의 초판(1990)을 내면서 전국적인 명성을 얻었다. 주요 저작을 관통하는 주제는 사회정의와 사회변혁이며, 여성주의 이론의 새 패러다임으로 교차성 모델을 제시했다. 저서로는 <인종, 계급, 젠더>(1992), <투쟁의 언어: 흑인여성과 사회정의>(1998), <흑인을 둘러싼 성정치: 미국의 흑인, 젠더, 새로운 인종차별주의>(2005), <블랙 파워에서 힙합까지: 인종차별주의, 민족주의, 여성주의>(2006) 등이 있다.

역자 

주해연
이화여대 철학과를 졸업했고, 위스콘신 매디슨 대학에서 사회학 석사학위를 받고 동대학원에서 박사과정을 수료하였다. 현재 젠더, 이주, 시민권을 주제로 박사학위논문을 쓰고 있다. 「Gender & Society」에 북한이주민의 경험을 통해 한국의 젠더화된 시민권의 문제를 논의한 논문을 출판한 바 있다. 역서로는 <누가 민족국가를 노래하는가> 등이 있다.

박미선
현재 한신대학교 영어영문학과 조교수, 여성문화이론연구소 회원. 미국문학, 현대 여성주의 이론 및 문화이론을 연구한 다수의 논문을 출판하였으며, 옮긴 책으로 <우연성, 헤게모니, 보편성>, <포스트식민이성 비판>(공역), <유목적 주체> 등이 있다.
 
 목차

1부 흑인 페미니즘 사상의 사회적 구성

1. 흑인 페미니즘 사상의 정치학 
2. 흑인 페미니즘 사상의 특징 


2부 흑인 페미니즘 사상의 핵심 주제

3. 노동, 가족, 그리고 흑인여성 억압 
4. 유모, 가모장, 그리고 흑인여성을 억압하는 통제적 이미지 
5. 자기정의의 힘 
6. 흑인여성을 둘러싼 성정치 
7. 흑인여성의 사랑 
8. 흑인여성과 모성 
9. 흑인여성의 실천활동을 다시 생각하기 
10. 초국가적 맥락에서 본 미국 흑인 페미니즘 


3부 흑인 페미니즘, 지식, 권력

11. 흑인 페미니즘 인식론 
12. 힘기르기의 정치를 향하여 

 

 

 

흑인페미니즘사상

『흑인 페미니즘 사상』은 미국 흑인여성의 삶을 이해하고자 쓴 책이다. 미국 맥락에서뿐만 아니라 다인종, 다문화 사회에서 인종, 계급, 종족, 젠더, 섹슈얼리티를 우리가 어떻게 이해할 것인가에 관해서 서로 나눌 수 있는 중요한 교훈을 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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