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자 다이진화 | 역자 배연희 | 여이연 | 2009.12.21
페이지 216 | ISBN 9788991729148 | 판형 A5, 148*210mm
책 소개 | ||
1. 저서의 개요 및 국내 번역출판 현황
《성별중국(性別中國)》은 저자 다이진화(戴錦華) 교수(베이징대 중문과)가 2003년 일본 오차노미즈(お茶の水) 여대에 방문학자로 머물면서 쓴 강의원고의 대만판을 번역한 것이다. 저자가 그간 연구해온 젠더연구, 중국영화사와 문화연구의 연구성과가 총망라된 책으로, 중국당대 정치와 문화를 이해하는데 좋은 길잡이 역할을 하고 있다. 이 책 외에도 우리나라에 번역출판된 저자의 책으로, 《숨겨진 서사, 2006》, 《무중풍경, 2007》, 《거울 속에 있는 듯, 2009》등등이 있다.
2. 구성
이 책은 여성 이야기, 남성의 역할을 연기하는 여성의 이야기, 타자의 이야기, 이야기 속의 이야기, 남성 이야기, 다섯 장으로 구성되어있다. 저자는 자신이 서 있는 위치를 전(前) 사회주의 출신/중국/여성주의 학자로 자리매김하며, 앞서 언급한 다섯 가지 주제를 가지고 중국 영화를 꼼꼼히 다루고 있다.
3. 각 장별 내용
1장에서는 격변하는 역사 속에서 성별 담론이 부침하는 과정을 다루고 있다. 초기 영화부터 1949년 이후 현재까지, 여성의 해방은 이뤄졌지만 새로운 딜레마에 봉착하게 된 여성의 이야기를 영화 텍스트를 통해 살펴보고 있다.
2장에서는 단순히 남장을 한 여성이 아니라 남성의 역할을 연기해야 했던 여성 주체의 곤경을 다루고 있다. 화목란과 여성 협객 형상 분석을 통해, 이들 형상이 서부 영화 속의 카우보이처럼 자신의 역할을 마친 뒤에는 표표히 사라지는 것처럼 여성이 남성의 역할을 연기한 댓가로 고정된 성별 질서에서 방축되거나 스스로 떠나가고 있다고 지적한다. 신중국 이후 성별 담론이 계급 담론을 압도함으로써, 여성은 계급 대립의 상황에서만 그 모습을 드러냈다. 이런 의미에서 저자는 남성의 각도에서 마오쩌둥 시대가 무성화(無性化) 시대였다면, 여성의 각도에서 보면 오히려 남성화(男性化) 과정이라고 강조하였다.
3장에서는 근대화 과정에 타자의 거울을 자신의 모습이라 착각하고 타자의 논리를 자신의 논리로 삼아왔던 제3세계의 정체성을 비판적으로 지적하고 있다. 특히 문혁 이후 주류 이데올로기에 의해 문혁을 부정하고 마오쩌둥시대 사회주의 역사를 괴물화시킴으로써 문혁을 그 전후 시대와 단절시키는 결과를 초래하였고, 이러한 내부 추방 과정을 통해 1980년대 서구 문명과 자본주의를 더욱 더 선망하게 된 중국의 정치적 현실을 지적한다. 또한 이러한 맥락에서 유럽영화제가 중국 영화가 가진 위상과 의미를 설명하는데, 유럽 영화제 속에서 중국 영화 배후에 존재하는 정치지형도를 ‘포스트 냉전시대의 냉전논리’로 설파하였다.
4장에서는 개혁 개방 이후 당대 중국 사회현실에 좀더 포커스를 맞춰 서술한다. 개혁 개방 과정에서 자본과 권력이 결탁하고 소수에게 거대한 자본이 집중됨으로써 사회적 재분배 과정에 문제가 있었음을 지적한다. 20세기말 부의 재분배, 극심한 사회빈부 격차 과정은 정치특권과 금전거래, 지역격차, 도시와 농촌의 격차 확대, 성별과 연령에 의한 차별이 동시다발적으로 발생하였다. 그런데 체제 담론과 수사는 성별이라는 가면과 수사학을 동원하여 현실 속 위기상황을 은폐시켰다. 저자는 이 부분에서 샤강이 가지는 의미 배후에 존재했던 대량 실업의 현실을 지적하며, 주류 미디어가 여성 형상을 통해 실업과 농민공 등의 문제를 희석화시키고 있는 현상을 분명하게 지적하였다. 또한 저항담론 속에 내포된 성별 담론을 부정하거나 무화시키는 문제점 또한 언급하였다. 이런 점에서 독립영화는 새로운 문화의 가능성을 보여준다고 강조하였다.
5장에서는 진시황 시해를 다룬 영화 속에 나타난 남성과 권력의 이야기를 집중적으로 언급하고 있다. 진시황 시해 콤플렉스는 세기 교체기 중국의 문화적 상황을 보여준 것으로, 어떤 의미에서 1980년대 5세대 초기에 등장한 ‘부자 질서’ 알레고리를 재현한 것이라 하겠다. 과거 중국 남성 감독이 여성 가면을 선택하여 부권 논리 속에 자국의 문화를 오리엔탈리즘화했고, 구미의 거울에서 자신의 모습을 찾았다고 한다면, 이제는 권력자-자객의 형상을 통해 자신의 남성주체 위치를 확인하였다. 그런데 자객을 권력에 저항하는 모습보다는 권력을 수호하는 형상으로 변질시킴으로써, 진시황이 상징하는 권력의 빈자리를 신자유주의가 점유하도록 하였다. 그 결과 진시황과 자객의 남성 형상은 중국과 중국역사를 연기하였고, 서사자는 권력의 소지자(미국)를 향해 (민족국가) 주체의 이름을 불렀던 것이다.
4. 학술적 가치 및 특징
첫째, 저자는 중국 영화사를 관통하여 성별, 계급의 문제가 어떻게 영화 텍스트 속에 투영되고 있는지 압축적으로 서사하고 있다. 바로 《성별중국(性別中國)》이 다른 책과 구별되는 독보적인 특징으로, 중국 영화와 정치문화현실을 압축적으로 분석하였다. 저자는 연대기적으로 시간순에 따라 기술하는 영화사의 기술방식에 상당히 비판적이다. 특히 성별 서사에 담긴 정치적 알레고리를 분석하며 영화를 둘러싼 컨텍스트를 함께 분석하고 있다.
둘째, 이 책은 중국 내부자의 시각에서 중국현실을 통찰하고 있다는 점이 돋보인다. 저자는 지금 역시도 냉전구조의 연장선에 있다고 보고, 포스트 냉전의 냉전논리 속에서 세계화와 중국의 제3세계적 위치를 비판적으로 점검하고 있다. 특히 개혁 개방 이후 자본과 권력이 결탁하여 소수에 의해 부가 집중, 독점된 상황을 언급하며, 사회주의 이념을 상실한 채 급속도로 자본주의화되고 있는 중국의 현 집권세력과 추진방향에 대해 분명한 선긋기를 한다.
셋째, 이 책이 가지는 특징과 미덕은 꼼꼼한 영화 분석에 있다. 저자는 2장 여성 주체의 곤경을 다루는 대목에서, 우리에게 잘 알려지지 않은 중국 당대 영화 <인․귀․정(人鬼情)>을 분석한다. 남성 ‘역할을 연기’하는 여주인공 추이(秋藝)가 남성 역할을 진실하게 연기할수록 여성 주체는 부재해져버리는 곤경을 지적하면서, 부권/남권 문화의 자아 서사가 거울 속 환상에 지나지 않다는 사실을 언급한다. 이 외에도 곳곳에서 드러난 저자의 꼼꼼한 영화읽기는 저자의 주장에 힘을 실어주며, 독자들에게 중국 영화에 대한 인식의 지평을 확장시킨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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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소개 | ||
저자 - 다이진화 戴錦華 베이징 출생. 베이징 대학 중문과 졸업, 베이징 영화학교 영화문학과에 재직하였음. 현재 베이징 대학 비교문학과 비교문화연구소 교수, 미국 오하이오 주립대학 동아시아과 교수로 재직중. 미국, 유럽, 일본, 홍콩, 대만 등 세계 여러 대학에서 객원교수 역임. 저서로 《역사 지표로의 부상: 현대중국여성문학연구 浮出歷史地表:現代中國婦女文學研究》、《영화이론과 비평수첩 電影理論與批評手冊》、《거울과 세속신화 鏡與世俗神話:영화 18편 꼼꼼히 읽기 影片精讀十八例》、《거울성 지형도 鏡城地形圖》、《무너진 탑의 욕망 斜塔瞭望》、《거울 속에 있는 듯 猶在鏡中:다이진화 대담록 戴錦華訪談錄, 1999》、《배를 타고 건너가기:신시기 중국여성 글쓰기와 여성문화 涉渡之舟:新時期中國女性寫作與女性文化》、《영화비평 電影批評》、《모래시계의 흔적 沙漏之痕》、《모래시계의 흔적 沙漏之痕》、《무중풍경 霧中風景(성옥례, 이현복 역, 산지니출판사, 국내 출판)》、《숨겨진 서사 陰形書寫(오경희, 신동순, 차미경 공역, 숙명여대 출판사, 국내 출판)》《영화와 욕망: 다이진화 연구에서 페미니스트 맑시즘과 문화정치학 Cinema and Desire: A Feminist Maxism and Cultural Politics in Dai Jinhua’s works 》등이 있다. 역서로 《복면 쓴 멕시코 혁명가 마르코스 蒙面騎士》가 있다. 역자 - 배연희 裵淵姬 충북 제천 출생. 숙명여자대학교 중문과 졸업, 고려대학교 대학원 중문과에서 문학석사, 문학박사 학위 취득. 고려대학교 중국학연구소 연구원과 동 대학 중일언어문화연구단 연구교수 역임. 2008년 중국 베이징 대학교 중문과에서 방문학자로 연수. 현재 숙명여대, 고려대에서 강의. 중국 현당대 연극, 중국 여성 문학, 중국 미술과 영화 등에 관심을 가지고 연구하면서 틈틈이 중국, 대만, 일본 등지의 서점과 도서관을 누비며 다양한 길과 소통을 모색중. 번역서로 《중국회화예술》(대가출판사, 2008년)이 있으며, <진대비의 「유란여사」에 나타난 '집에서 사라지는 여성'>, <쉬즈머의 에로스와 타나토스>, <魯迅, 內山完造와 上海>, < 1920년대 중국의 노라에 나타난 계몽과 젠더의 문제(Enlightment and Gender Issues:Chinese Noras in the 1920s)>, <영화 「골목길(小街)」에 나타난 신체와 젠더의 정치학>, <연극 「체 게바라」, 끝나지 않은 혁명의 노래> 등 논문 다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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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차 | ||
다이진화 - 한국의 독자에게 장샤오훙 - 대만판 서문 : 성별(性別)에 대한 포스트 냉전적 반성 서론 - 포스트 냉전 시대 문화정치 ‘전(前) 사회주의 국가 출신’ ‘중국의 페미니스트’ ‘제3세계와 아시아’ 1장 여성 이야기 - 격변하는 역사 중국/서구, 남성/여성 시대의 우상, 노라 다중 담론과 실천하는‘신여성’ 다시 쓰는 노라 성별의 사회적 수사 2장 ‘남성의 역할을 연기한 여성’이야기 - 여성주체의 곤경 화목란(花木蘭) 열풍과 목란(木蘭)에 대한 변 정주하지 못하는 타자, 여성 협객 해방된 여성과‘남장’의 역할 차이의 등장과 남성 글쓰기 여성 주체와 주체성 3장 ‘타자’ 이야기 - 주체, 정체성과 성별 내부 추방? 글쓰기의 성별/정치 다른 실천Alternative practises 유럽 국제영화제의 역할 4장 ‘이야기’ 속 이야기 - 포스트 사회주의 시대 성별과 계급 계급과 성별 사이 사회적 수사로서 여성 서사 ‘수사’ 밖에서 저항 담론의 곤경 5장 ‘남성’ 이야기 - 포스트 냉전시대 권력과 역사서사에서 성별과 정체성 ‘진시황 시해(刺奏)’ 이야기의 변주 ‘남성’ 이야기 ‘남성’ ․ ‘중국’ ? 포스트 냉전시대 권력 논리와 문화 실천의 전면화 역자 후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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