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항대립 너머의 '퀴어' 역사
| 기사입력 2012-07-26 18:35
신간 '퀴어 이론 입문'
(서울=연합뉴스) 서혜림 기자 = '퀴어'는 동성애를 일컫는 말이다. 조금 더 확장하면 문화적으로 주변화된 성적 정체성을 통틀어 지칭하는 단어다.
퀴어의 개념과 역사를 한눈에 볼 수 있는 신간 '퀴어 이론 입문'(여이연 펴냄)이 국내에 번역 출간됐다.
책의 저자는 뉴질랜드 출신 퀴어 학자인 애너매리 야고스.
그는 일반인이 피상적으로 이해하는 동성애의 정확한 의미를 밝히고 동성애 옹호운동과 게이 해방운동이 촉발된 배경과 레즈비언 페미니즘의 발전 등 퀴어 문화의 전반을 설명한다.
저자는 동성애의 개념은 본질주의와 구성주의 사이의 '협상'이었다고 설명한다.
정체성이 고정적이라는 본질주의와 유동적이고 변화 가능하다는 구성주의의 서로 다른 전제 속에서 동성애가 다양하게 해석됐다는 것이다.
그러나 저자 자신도 동성애가 무엇인지 딱 잘라 말하지는 않는다. 역사적 맥락을 찬찬히 훑되 시원하게 단정하지 않는다.
다만 각 시대 속 '퀴어'에 입힌 편협한 시각과 고정관념을 떨쳐내려는 노력의 과정을 책에 담았다.
"정체성 정치학의 불가피한 폭력을 인정하고 스스로의 헤게모니와 어떤 이해관계도 가지지 않기 때문에 퀴어는 정체성이라기보다는 정체성에 대한 비평에 가깝다." (205쪽)
박이은실 옮김. 231쪽. 1만5천원.
hrseo@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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