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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출판여이연/여/성이론

여/성이론 통권 제36호

발행일: 2017.05.13 저자: 여성문화이론연구소 편집부
 
 책 소개

성폭력, 말한 것과 말하지 않은 것

 주요내용

2017년 5월, 『여/성이론』 기획특집 주제는 ‘성폭력’이다. 한국 사회에 만연해 있는 성폭력 범죄에 경종을 울리기 위해 여성들이 이를 심각한 사회문제로 제기하기 시작한 지도 오랜 시간이 흘렀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무려 ‘여성’ 대통령이 재임 중이었던 국가 행정의 최고기관에서부터 정당, 사회운동계, 영화계, 문학계 등 곳곳에서 기시감을 불러일으키는 성폭력 사안들이 그야말로 터져 나오고 있다. 대체 무엇이 어떻게 잘못된 것인가? 성폭력을 뿌리 뽑고자 해왔던 그동안의 싸움이 어딘가 잘못되었던 걸까? 이번 36호에서는 이 질문들에 답해보고자 하였다.

 

우선, 배상미의 「성폭력 피해자의 섹슈얼리티: 제도화된 성폭력 각본을 넘어서」는 운동의 진전과 제도적 성과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남아있는 중요한 문제가 ‘성폭력 피해자로 인정받기 위한 자격’ 논쟁에 있다고 말한다. 배상미는 이 글을 통해 성폭력 피해자가 ‘피해자다움’을 증명하지 못할때, 즉, 사회가 규정하는 피해자 규범에서 벗어날 때 어떤 일이 일어나고 있으며, 이 사안에 주목하는 것은 왜 중요한지를 역설한다. 「성폭력 사건의 공동체적 해결: 불가능성의 가능성을 고민하며」에서 김은희는 본인이 속해있는 정당에서 발생한 성폭력 사건이 처리되는 과정을 겪으며 가졌던 고민을 솔직하게 적으면서 중요한 문제제기를 던진다. 필자는 1990년대 이후 성폭력 사안이 어떻게 중요한 정치적 문제로 부상하게 되었는지를 조목조목 짚는다. 그리고 구체적인 현장, 즉, 자신이 속한 조직이나 단체 혹은 직장과 같은 소위 공동체 혹은 공동체 성격의 조직에서 벌어진 성폭력 문제를 잘 해결하기 위해서는 성급히 해결책을 찾으려 하기보다는 ‘솔직하게 있는 문제를 드러내’면서 그 과정에서 모두가 ‘성찰하는’ 시간을 갖는 것이 필요하다고 제안한다. 이에 더해 ‘공론화’ 방식이 성폭력 사건 피해자의 ‘회복’과 함께 ‘공동체의 변화’라는 목표 하에서 무엇보다 공동체의 모두가 연루되었다는 의식에 기반을 둔 ‘책임의 공유’가 필요하며 이를 어떻게 가능하게 만들 것인지에 대한 토론이 필요하다고 역설한다.

 

기획특집과 연관해서 읽어볼 만한, 리포트 난에 실린 박수연의 「닮아있는 ‘일본, 한국’의 디지털 성범죄: 착취되는 여성」은 2015년에 진행된 ‘소라넷’ 폐지 운동을 시작으로 인터넷을 통해 벌어지는 성범죄가 중요하고 심각한 사회문제임을 환기시킨 ‘DSO(Digital Sexual Crime Out)’의 활동과 일본과 한국의 디지털 성범죄가 어떠한 유사성을 가지고 있으며 이에 대해 어떤 접근이 필요한지를 소개하고 있다.

 

이번 호 주제서평 난에서는 세 권의 중요한 책이 소개되고 있다. 먼저, 한상원은 「비체의 소란스러운 연대를 꿈꾸며」라는 글을 통해 『여성혐오-그 후, 우리가 만난 비체들』(들녘)에서 저자인 이현재가 현재의 여성혐오 담론화 방식에 대해 우려하고 있는 지점을 주목한다. 이현재가 현재의 이 담론이 자칫 또 다른 강력한 이분법을 전제하거나 혹은 성에 대한 규제주의 또는 성적 엄숙주의로 흐르고 있음을 우려하면서 정치·경제적 측면에 대한 고려나 집단 내부의 차이에 대한 배려가 부족한 측면이 있다고 비판하고 있음에 시선을 보내고 있다. 백승우는 여성문화이론연구소 정신분석세미나팀에서 두 번째로 낸 단행본인 『페미니스트 정신분석이론가들』 (여이연)을 통해 메갈리아로 대표되는 ‘인터넷 대중 페미니즘’에 대한 독해를 시도하고 있다. 민가영은 ‘양성평등’이라는 대중화된 언어가 가진 맹점을 저돌적인 제목을 통해 비판하고 있는 책인 『양성평등에 반대한다』  (교양인)에 대한 서평에서 양성평등의 이름으로 쌓아 올린 성과는 그것이 어떤 것이든 바벨탑과 같은 것이며 왜 그러한지를 이 책에 참여한 저자들이 조목조목 짚어주고 있다고 소개하고 있다.

 

이번호 논문 난에 실린 에반 테일러와 메리 브라이슨의 「암의 가장자리: 트랜스* 및 젠더 비순응자의 지식 접근과 암 건강 경험, 의사결정」은 퀴어 페미니즘 장애학 연구자 전혜은이 번역해 우리 잡지의 문을 두드려 와서 만날 수 있게 된 논문이다. 제목에서 엿볼 수 있듯이 소위 두 개의 규범적 성/별에 딱 맞아떨어지지 않는다고 여겨지는 이들이 암이라는 질병을 치료해야 할 때 어떤 부가적인 문제들에 봉착하게 되는지를 캐나다의 사례자들을 소개하며 설명하고 있다. 『양성평등에 반대한다』와 함께 읽어보면 흥미로울 듯하다.

 

한편, 페미니즘 사용 설명서 난에 실린 이경의 「아줌마의 ‘페밍 인’」과 문화/텍스트 난에 실린 나영의 「박근혜에게 권력은 어떤 의미였나」를 앞서 언급한 ‘양성평등’에 대한 문제의식과 함께 살펴보아도 흥미로울 것이다. 이경은 ‘아주머니를 낮추어 부르는 말’이라는 ‘아줌마’에 대한 사전적 정의가 현실에서 얼마나 많은 경우에 여성들을 한통속으로 비하하는 연령주의와 성차별주의가 착종된 용어로 쓰이는지를 지적하면서 페미니즘이 ‘아줌마의 경험치’를 능동적으로 성찰하고 분석해야 한다고 제안한다. 나영은 박근혜의 국정농단에 대한 비판이 ‘국민이 맡긴 무한 책임자에 대한 권력을 근본도 없는 저잣거리 아녀자에게 던져주고 말았다’는 발언과 같은 데에서 어떤 문제를 드러내고 있는지를 살핀다. 나영은 이 글에서 여자이지만 그냥 여자가 아니라 박정희의 딸인 여자이고 이 위치를 기반으로 삼아 ‘최초의 여성 대통령’이라는 영광까지 누리게 된 박근혜가 ‘아무것도 아닌’ ‘저잣거리 아녀자’ 최순실에 의해 소위 놀아났다는 것으로 박근혜에 대한 분석이 정당하고 적절하게 마무리될 수 있는 것인가 라고 문제제기하고 있다. 이를 이경이 제시하고 있는 (박근혜와 최순실이라는 두) ‘아줌마의 경험치’라는 측면으로 연결시켜 살펴본다면 무엇이 더 보일까?

 

페미니즘 라이브 난에 실린 남순아의 「찍는페미가 영화계를 바꾼다」, 문화/텍스트 난에 실린 이지원의 「페미니즘의 정치의 장, 페미존(Femi-Zone)을 복기할 때」, 그리고 리포트 난에 실린 김윤영의 「2017 페미니스트 캠프: 우리는 지옥에서 온 페미니스트」 등의 세 글은 한편에서는 ‘뉴페미’ 혹은 ‘영영페미’들의 부상을 꼼꼼하게 살필 수 있는 글이면서 동시에 소위 기존의 페미니즘 논의와 운동이 어떤 성과로 이어지고 있는지 그리고 소위 기존의 ‘페미니스트’들과 부상하고 있는 청년 페미니스트들이 어떻게 만날 수 있을지 생각해 볼 수 있게 하는 글이다. 우선, 남순아는 영화계 내 성폭력 문제에 대한 성찰과 영화 <걷기왕> 스탭들을 대상으로 한 성희롱 예방교육과 같은 적극적인 대응을 계기로 뭉쳐 차별과 폭력에 반대하며 평등한 관계 안에서 영화를 만들 수 있는 방법을 모색하려는 이들을 소개한다. 이지원은 집회라고 불리는 광장 정치에서 여성들의 목소리가 어떻게 배제되고 있으며 이에 대해 여성들이 어떻게 새로운 저항을 만들어내고 있는지를 지난 ‘촛불 집회’에 등장한 ‘페미존’에 대한 소개를 통해 이야기한다. 그리고 김윤영은 ‘우리는 연결될수록 서로의 용기가 될 거야’라는 말과 함께 시작된 페미니스트 캠프에서 160여 명의 청년 페미니스트들이 모여 어떤 이야기들을 나누었고 어떤 전망을 함께 꿈꾸었는지를 현장 스케치 사진들과 함께 전해주고 있다.

 

이번 36호 여성이론가 난에서는 우리 잡지가 생겨난 이래 처음으로 한국의 여성이론가를 다뤘다. 기획회의에서 여러 저명한 이름들이 거론되었고, 상황이 된다면 거론된 모든 분들의 작업을 다루고 싶었다. 그렇지만 올해로 <여성문화이론연구소>가 20주년이라는 짧지 않은 시간을 기념하게 되어 이 역사가 만들어지는 데에 이견이 없을 만큼 큰 공헌을 한 분으로서 고정갑희를 첫 인물로 소개하게 되었다. 고정갑희와 여러 일을 함께 도모하며 동지애를 쌓아온 김경미가 글을 썼으며 1999년에 발행된 『여/성이론』 창간호에 실은 고정갑희의 글에서부터 시작해 가부장체제론을 제시하며 적녹보라 패러다임의 필요성을 역설하고 있는 최근의 작업까지 꼼꼼하게 짚고 있다. 그동안 고정갑희의 (어쩌면 낯설어서) 다소 난해해 보이던 이론의 궤적을 한눈에 살펴보면서 이에 대한 김경미의 질문을 함께 만날 수 있는 반가운 글이다.

저자 소개

여성문화이론연구소

여성들의 역사를 다시 쓰고 대안문화를 만들며 여성주의적 시각에서 새로운 시대의 이론적 패러다임을 만들어 보려는 목적으로 만들어진 여성연구자들의 모임이다.여성문화이론연구소
우리는 역사를 다시 쓰고 대안 문화를 만들며 새로운 이론을 생산하고자 한다. 
여성이라는 현재의 정체성을 만든 역사에 균열과 틈새를 내겠다는 의미에서 
이 책의 제호 <여>와 <성>사이에 빗금(/)을 그었다. 
기존의 여성이란 남성을 상정하지 않고는 자존적일 수 없다. 
그래서 지금까지의 여성에 틈새를 내는 여/성의 이론을 만들어보려 한다. 
여성이라는 요상한 이름과 성이라는 기이한 이름의 역사를 다시 쓰겠다는 것이다. 
다시 쓰는 행위는 여성주의적 주체의 역사를 창출함을 의미한다. 

 목차

[기획특집] 성폭력, 말한 것과 말하지 않은 것

성폭력 피해자의 섹슈얼리티: 제도화된 성폭력 각본을 넘어서 / 배상미 
성폭력 사건의 공동체적 해결: 불가능성의 가능성을 고민하며 / 김은희 

[논문]
암의 가장자리: 트랜스* 및 젠더 비순응자의 지식에의 접근과 
암 건강 경험, 의사결정 / 에반 T. 테일러 & 메리 K. 브라이슨, 번역: 전혜은 

[여성이론가]
고정갑희: ‘가부장체제’의 전복을 꿈꾸는 성의 이론가 / 김경미 

[페미니즘 라이브]
찍는페미가 영화계를 바꾼다 / 남순아 

[페미니즘 사용설명서]
아줌마의 ‘페밍 인’ / 이경 

[문화/텍스트]
박근혜에게 권력은 어떤 의미였나 / 나영 
페미니즘 정치의 장, 페미존(Femi-Zone)을 복기할 때 / 이지원 

[주제서평]
비체의 소란스러운 연대를 꿈꾸며 / 한상원 
메갈리아와 정신분석 / 백승우 
양성평등이라는 이름으로 쌓아올린 바벨탑 / 민가영 

[리포트]
닮아있는 ‘일본, 한국’의 디지털 성범죄: 착취되는 여성 / 박수연
2017 페미니스트 캠프: 우리는 지옥에서 온 페미니스트 / 김윤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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