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이지 350 | ISBN 9788991729322| 판형 규격외 변형
책 소개 | ||
[출간 의의] 한국사회에 ‘양성애/여성’ 주체들이 어떻게 존재하고 있는지 그리고 이들이 ‘양성애’라는 섹슈얼리티와 ‘여성’이라는 성차와 같은 축들을 중심으로 맺어온 관계 서사, 그 관계들로 인해 구성된 삶의 서사, 그리고 그러한 서사로서 구축된 정체성을 어떻게 의미화하고 해석하는지를 살필 수 있는 마땅한 틀은 부재한 형편이다. 양성애란 무엇인가? 혹은 무엇이어야 어떤 한 인간의 성적 양상을 설명할 수 있는 언어가 될 수 있는가? 과연 어떤 하나의 정체성 개념으로 한 인간의 성적 양상을 온전하고 투명하게 그리고 전적으로 설명할 수 있는 것일까? 그렇게 하는 것 혹은 그렇게 하려는 노력은 과연 필요한 것인가? 한 인간의 성적 양상에 대한 이해가 그 사람을 이해하는 주된 창구의 기능을 할 수 있는가? 누군가가 이성애자, 동성애자 혹은 양성애자라는 것을 ‘안다’는 것이 곧 그 사람을 투명하게 ‘아는’ 것과 같은 것이 될 수 있는가? 이런 질문에 답하는 것은 단순한 문제가 아니다. 왜 그것이 단순하지 않은지에 대해 이 책에서 살펴보게 될 것이다.
특히, 한국사회에서의 섹슈얼리티에 관한 논의는 무엇보다 한국사회의 가족구조와 가족주의 그리고 가부장적 문화라는 맥락 안에서 이뤄질 필요가 있다. 이는 ‘개인’ 개념이 등장하고 뿌리를 내린 역사가 오래된 서구사회와는 달리 한국사회가 개인 개념에 상대적으로 약하고 가부장적 가족구조의 영향에 개인의 삶이 매우 광범위하게 노출되어 있기 때문이다.
양성애가 무엇인가에 대한 생각이 단일하게 합의되어 있다고 보기는 어렵다. 그렇기 때문에 한국사회에서뿐만 아니라 소위 ‘양성애적 주체’가 비교적 가시화된 곳에서도 대중적 공간에서든 학문적 토론장에서든 양성애가 무엇인지를 정의내리고자 하는 많은 시도가 있어왔다. 그때마다 갑론을박은 피할 수 없는 일로 등장했다. 이 책이 한국사회에서 그러한 논쟁을 이제는 좀 진지하게 시작하는 단초가 될 수 있을 것이다.
섹슈얼리티와 퀴어를 꾸준히 연구해 온 저자의 2010년 박사학위청구논문을 재구성, 발전시켜 단행본으로 출간하게 될 본 저서는 국내 학계에서는 매우 미진하게 진행되고 있는 게이, 레즈비언 연구와 퀴어 이론의 자장 내에 있다. 또한 페미니즘 이론에서 다뤄져 온 여성 주체의 문제와 섹슈얼리티라는 주제에 대한 논의를 앞에서 언급한 자장과 연동시켜 확장시키고자 하는 것이기도 하다.
본 저서의 출간은 섹스/젠더/섹슈얼리티에 관한 이항대립적 인식론에 대한 근본적인 질문을 다시 한 번 제기하면서 경계 넘기의 의의와 경계를 넘으면서도 지속적으로 존재할 수 있는 가능성이 무엇인지를 논할 수 있는 기회를 만들고 확장시키는 데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 책의 내용 및 특징 본 저서는 페미니즘과 게이/레즈비언 성 담론을 비판적으로 고찰하는 후기근대 성 이론인 퀴어페미니즘이론을 기반으로 하여 자신의 성차(gender)를 여성/남성 혹은 여성성/남성성이라는 이분법적 성차 인식틀로 규정하는 것이 적합하지 않다고 생각하며, 또한 자신이 향유하는 성(sexuality)을 이성애/동성애라는 이분법적인 섹슈얼리티 틀 안에서 규정하는 것이 적합하지 않다고 생각하는 여성들의 생애사에 주목하였다.
[책 내용] 이 책은 총 6부로 구성되어 있다. 1부에서는 이 책의 출간의의와 양성애에 관한 다양한 인식론을 소개할 것이다. 2부에서는 양성애가 설명될 때 그것을 구성하는 두 요소, 즉, 젠더 정체성과 성적 정체성의 요소를 어떻게 이해할 것인지에 대해 이야기한다. 특히, 인간이 다른 인간에게 성적으로 끌리게 되는 것이 젠더라는 단 하나의 요소로 환원될 수 있는 것인지 아니면 오히려 젠더와 무관한 매우 다양한 것들이 젠더와 함께 작동한 결과인지를 살펴볼 것이다. 이를 통해 섹슈얼리티와 젠더 모두 고정된 것으로 보기 어려우며 그렇기 때문에 그동안 자연스러운 성애의 위치를 점해온 이성애는 오히려 그 위치를 점하게 된 과정이 질문되고 분석되어야 하는 것이라고 주장한다. 3부에서는 한국사회를 이성애가족중심적 사회라고 해석하고 이러한 사회에서 한 개인이 어떻게 ‘여성’이 되도록 강제받고 이를 이어 ‘이성애화’ 되도록 강제받는지를 자세히 살펴본다. 4부에서는 이성애가족중심적 사회는 한 개인의 젠더를 강제하고 이항화된 두 젠더, 즉, 여성과 남성을 하나의 근본적인 쌍으로 규정함으로써 이성애화를 강제할 뿐만 아니라 이러한 근본적인 이항적 쌍을 이탈하는 성애를 혐오, 고립, 탄압함으로써 단성애화시키는 사회임을 드러낸다. 5부에서는 이런 사회에서 어떻게 다양한 규범적 위치를 이탈하는 횡단적 주체성을 가진 이들이 스스로의 삶에 의미를 부여하고 이것을 사회적 삶으로, 나아가 가부장체제적 질서를 교란하는 가능성으로 만들고 있는지를 살펴볼 것이다. 끝으로 6부에서는 양성애/여성을 ‘하나도 아니고 둘도 아닌 횡단하는 퀴어 주체’로 명명하고 그 의미를 정리해 볼 것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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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소개 | ||
연세대학교에서 문화연구 이론과 여성학 이론을 함께 공부하고 여성학 박사학위를 받았다. 몸, 성, 사랑, 소득과 주체성 등에 관심을 기울여왔다. 그동안 써 온 글로는 저서로 「월경의 정치학」, 공저로 「그럼에도, 페미니즘」, 「페미니즘의 개념들」, 「성노동」, 「소수자들의 삶과 문학」 등이 있으며 역서로 「퀴어 이론 입문」, 「Sex Work: 성노동의 정치경제학」이 있다. 대표논문으로는 「성춘향, 신여성, 피켓을 든 소녀」, 「페미니스트 기본소득 논의의 지평확장을 위하여: 고용, 노동 중심 논의에서 성적 주체성 실현 문제를 포함한 논의로」, 「성체제와 기본소득」, 「로맨스 자본주의: 소비주의와 사랑의 계급화」, 「패권적 남성성의 역사」, 「양성애/여성 주체의 등장, 무엇을 말할 것인가?」 등이 있다. 현재 여성문화이론연구소 연구원이자 운영위원, 「여/성이론」 편집주간, 지식순환협동조합 이사, 지순협 대안대학 교과위원이자 담임교수로 있으며 가톨릭대, 동덕여대, 성공회대, 연세대 등에서 강의했고 한신대 학술원 연구교수로 재직한 바 있다. 최근에는 ‘살고픔(skin hunger)’ 개념을 중심으로 좋은 삶과 신체접촉욕구 충족의 관계에 주목하고 있고 지리산 자락의 작은 마을에서 <1인가구 연구소>를 준비하고 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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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차 | ||
저자의 말 1부 양성애 1. 들어가며 2. 양성애 인식론 2부 양성애를 말하다 1. 정체성 2. 양성애 개념 3. 양성애자? 내가 그 이름인가요? 4. 여자? 내가 그 이름인가요? 5. 매력의 요소가 어떻게 한 가지 뿐일 수 있나요? 6. 관계에 따라 수행되는 젠더 7. 불안정한 성/차와 불안정한 이성애 3부 가부장체제와 강제적 이성애화 1. ‘딸’화 2. ‘여/학생’화 3. ‘스무 살’ 되기 4. 결혼 압력 5. 이성애/남성중심적 직장문화 4부 가부장체제와 강제적 단성애화 1. 모호성 혐오 2. 양성애 혐오 3. 고립 4. 문제적 이성애 5부 다른 세상은 가능하기 1. 퀴어의 행복조건 2. 다른 방식의 관계 맺기 3. 결혼이 정답은 아니기 4. 혼자? 같이? 5. 가족? 혈연집단보다 친밀공동체 되기 6. 가난한 연애도 괜찮아 7. 살림의 구성 8. 심리적 지지대로서의 커뮤니티 9. 사회적 주체되기 6부 나오며: 하나도 아니고 둘도 아닌 횡단(橫斷)하는 퀴어 비체, 양성애/여성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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