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문화이론연구소 2023 기후정의 선언문
우리 페미니스트들은 인간은 지구 행성에서 진화한 막내격의 존재이며 인류 역사와는 비교도 되지 않을 만큼 긴 시간동안 지구에 존재해온 생명물질과 비생명물질과의 관계 속에서 비로소 존재할 수 있게 되었고 지금도 존재할 수 있음을 알고 있습니다.
우리 페미니스트들은 인간이 오롯이 혼자의 힘으로 존재하는 단독자가 아니며 인간이 행하는 자율성 또한 숱한 다른 존재들에 기대어서야 가능한 일이라는 것을 알고 있습니다.
우리 페미니스트들은 우리 인류가 이러한 사실을 한동안 심각하게 망각하고 있었고 그러한 망각에 기반한 자만과 오만으로 인해 맹목적인 경제성장주의의 노예가 되어 땅, 숲, 강, 바다, 하늘 그리고 인류의 동료로서 이 지구에 함께 존재하는 숱한 비인간 존재들을 남용하고 학살하고 파괴해 왔다는 것을 알고 있습니다.
우리 페미니스트들은 현재 우리가 겪고 있는 기후붕괴와 이로 인한 기후재난은 인간이 비인간 존재들과 맺는 관계를 전환하지 않는다면 결코 나아질 수 없으며 관계전환의 핵심에는 이윤축적과 경제성장을 맹신하는 자본주의 시스템의 전환이 필요하다는 것을 더 이상 외면하지 않아야 한다는 것을 알고 있습니다.
우리 페미니스트들은 기후재난은 이미 심각한 사회불평등 문제를 더욱 심화시킬 것이며 그 결과 경제성장주의의 기득권을 누리는 이들이 아니라 이 기득권의 유지에 동원되어 온 사회적 약자들이 더 큰 피해를 보게 될 것이라는 것을 알고 있으며 이는 매우 심각한 부정의의 문제임을 알고 있습니다.
이에, 우리 페미니스트들은 정부에 다음과 같이 요구합니다.
1. 정부는 나날이 심각해지고 있는 기후붕괴문제를 모든 국민들이 알고 그 대안을 위해 함께 머리를 맞댈 수 있도록 모든 수단과 방법을 당장 강구하라.
1. 정부는 이윤축적을 위해 대량생산하고 대량소비하는 현재의 경제체제를 통해서는 탄소배출 저감을 통한 온실가스 감축이 결코 실현될 수 없다는 사실을 널리 공유하고 시민사회와 함께 대안 마련을 위해 당장 앞장서라.
1. 정부는 지구에서 탄생한 모든 생명체들이 각기 최선의 방식으로 좋은 삶을 살다 죽을 수 있는 권리가 있음을 인식하고 이 권리가 상호존중의 태도 안에서 실현될 수 있도록 가능한 모든 방안을 당장 강구하라.
1. 정부는 인간은 이윤축적이나 경제성장의 수단이 아니라 자신의 삶을 생산하는 삶의 주체임을 인식하고 이윤축적을 위한 상품이 아니라 삶의 생산을 중심에 두는 사회경제 시스템을 구축할 것을 선포하라.
2023년 9월 23일 체제전환을 위한 기후정의행진에 동참하는 여성문화이론연구소 회원 일동
'공지사항' 카테고리의 다른 글
『여/성이론』 50호 기념 행사 안내(9월 28일 토요일 오후 3시 연구소, ~9/22 신청폼 마감) (0) | 2024.09.13 |
---|---|
연간 기부금 모금액 및 활용실적 공개(2023년) (0) | 2024.04.26 |
9/23(토) 오후 2시 기후정의행진(@세종대로) 함께 가요! (0) | 2023.09.18 |
여성문화이론연구소 집들이 "우리 이사했어요" 참가 신청(~8/23) (0) | 2023.08.11 |
[공동성명] 활동가가 아니라 장애인혐오적 제도와 관행을 체포하라! 장애인이동권 투쟁한 박경적 전장연 공동대표 체포를 규탄한다. (0) | 2023.07.17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