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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성이론 통권 43호

 

저자: 여성문화이론연구소

출판사: 도서출판 여이연 

발행일: 2020년 12월 28일

판형/쪽수: 신국판 / 351쪽

ISSN: 1228-8365

▪ 책값: 15,000원

 

 

재난/기후위기/여성

 

 

주요내용

이번 호 특집은 <재난/기후위기/여성>이다. 코로나 19와 같은 재난, 코로나19와 같은 재난은 시작에 불과하다는 기후위기, 그리고 그 속에서 살아가는 ‘여성’이야기를 다룬다. 이것이 󰡔여/성이론󰡕이 ‘우리’ 공간을 지키고 코로나19에 대응하고 대항하는 방식이다.

이유진의 「한국사회 페미니스트 그린 뉴딜탐색」은 기후위기, 코로나19, 경제위기 상황에서 가장 취약한 존재라는 것이 또 다시 확인되고 있는 여성의 삶에 그린 뉴딜이 비빌 언덕이 될 수 있을까를 질문하고 ‘기후위기’와 ‘불평등’을 해소할 수 있는 그린 뉴딜의 업그레이드 전략에 대해서 이야기한다. 지속가능한 사회에 대한 페미니스트 비전을 상상하고 준비하는 구체적 방안을 제안하고 지역을 기반에 둔 사회적 경제와 같은 대안경제체제에 페미니스트의 적극적인 개입을 요청한다. 「코로나 위기론, 20대 여성 자살과 그 미봉책들 : 싹 다 망해야 한다」는 홍혜은의 글은 코로나19 속에서 발생하는 혹은 코로나19로 다시 부각된, 새로운 문제를 담는 오래된 틀에 대한 문제제기이다. 다양한 방식으로 가족을 구성한 이들에게 혈연과 결혼으로 이루어진 가족의 틀을 들이미는 돌봄위기에 대한 대책들, 정규직, 비정규직으로 구분하는 것조차 무색할 정도로 변화하고 있는 고용형태과 고용관계를 가진 일자리에 대한 무대책, 일시적이고 수혜를 고려하지 않는 공공일자리대책, 사회문제의 초점에 따라 ‘지지체제가 붕괴된’ 여성, 출산과 육아 등의 사회 구성원으로서의 책임을 지지 않으려는 이기적인 여성, 취약한 자아존중감을 가진 문제적 존재로 재현되면서 대책은 제시되는 그렇고 그런 정책을 재생산하는 모든 것들이 “싹 다 망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여기서 망해야 한다는 것은 세상의 절망에 대한 반응이 아니라 변혁에 대한 바람이다. 기본소득 80만원이 망한 세상에 새로운 질서를 세우는 데 시작이 될 수 있을까. 박이은실의 글 「기후위기와 기본소득 80만원」은 기본소득의 실현에서 나아가 현실화, 그리고 80만원이라는 금액이 한국 여성들의 삶에 어떤 변화를 만들어 낼 수 있는가를 살펴본다. 생태 마을공동체를 만들기 위해 노력하는 J지역 S면에 사는 여성들의 삶에 주목하고, 기후위기와 코로나19와 같은 사회적 재난 속에서 지구와 공동체를 구하는 친생태적 활동의 가능성을 이야기한다. 자급율을 높이고 지출을 줄이고 지출을 줄여서 소득의존 노동을 줄이고, 늘어난 자유시간에 사회와 스스로를 돌보는 사회로 선순환하는 사회에 대한 비전, 기본소득 80만원이 출발점이라는 것이다. 세 편의 논문은 공동체와 일상을 지키고 평등하고 정의로운 사회를 만들기 위한 일종의 페미니스트 방역의 시작을 알리는 글이다. 기후위기와 재난에 대응하고 사회구조적으로 취약한 여성의 삶을 덜 취약하게 만드는 백신과 치료제 개발과 확산은 이유진과 홍혜은, 박이은실이 이야기하는 것처럼 ‘우리’ 여성들의 적극적인 현실 개입과 액션으로 가능해 질 것이다.

이번호도 특집에 이어 함께 읽으면 좋은 글은 여성이론가 「마리아 미스: 자본주의를 식민지 여성의 입장에서 분석하다」(최재인), 페미니즘 라이브 「취약성, 자본화된 남성성, 탁월함의 열망을 꿰뚫어보기: 새벽이 생추어리의 선언적 의미」, 페미니즘 사용설명서 「에코페미니즘」(최형미)이다. 여성이론가의 부제에서도 알 수 있듯이, 마리아 미스는 여성, 자연, 식민지에 대한 폭력적이고 구조적인 착취를 중심으로 자본주의를 분석한 이론가이다. 최재인이 안내하는 ‘가정주부화’부터 공유재와 공동체를 강조하는 자급경제에 대한 이론을 따라가다 보면 미스가 생각하는 ‘좋은 삶’에 기꺼이 동참하게 된다. 더불어 한국에서 지구와 공동체에 덜 해로운 방식으로 바나나와 커피를 즐기는 방식도 고민하게 된다. 페미니즘 사용설명서에서 최형미는 “페미니즘의 이름으로 페미니즘을 비판한” 에코페미니즘에 대한 불편함과 의문으로 에코페미니즘에 대한 관심이 시작되었다고 밝히는 한편, 에코페미니즘이 다루고 있는 모성, 자연과 여성의 관계에 대한 설명을 주요하게 살피면서 에코페미니즘의 이론을 정리하고 있다.

최근 공동체경제와 다양한 경제에 대한 사회 운동에서 에코페미니즘(마리아 미스)이 뿌린 씨앗을 발견하게 된다면서 에코페미니즘이 이론만이 아니라 페미니스트 액티비즘임을 강조한다. 송다금의 페미니즘 라이브는 2019년 아프리카 돼지열병의 전염을 우려하면서 강화군의 돼지 전체를 살처분한 충격적 사건으로 시작해서 공장식 축사에서 구조된 아기돼지 ‘새벽이’의 생추어리까지, 가축과 반려동물의 범주를 넘어 동물과 인간이 맺을 수 있는 관계에 대한 새로운 가능성을 이야기하고 있다.

논문은 모두 세 편인데, 첫 번째 「청년여성의 일상 문화정치: 비혼여성의 일상웹툰 소비와 수용을 중심으로」(쏠)는 여성서사를 내세운 창작물이 늘어나면서 청년여성을 덜 전형적으로 재현하는 다양한 웹툰의 등장과 이에 대한 청년여성들의 ‘소비행위’를 분석하였다. 두 번째, 홍찬숙은 「독일 통일 30주년의 젠더 이슈: 구동독 지역의 여성 인구유출에서 남성 청년 정치문화의 극우화까지」에서 통일 이후 여성의 지위 변화와 더불어 젠더 관련 이슈의 변화 양상을 정리하면서 최근 구동서독 지역 간의 정치적 격차 문제, 특히 구동독 지역 청년 남성의 극우 정치문화가 확대되는 현상을 분석하고 있다. 마지막으로 유빙의 「중국 쇼장방송(秀场直播)에 몰려드는 여성BJ들: 기회와 함정 사이에서」는 인터넷 개인방송 장르 중 ‘쇼장방송’으로 분류되는 개인방송이 중국에서 여성들에게 새로운 기회의 공간으로 간주되면서 쇼장방송 업계로 몰려드는 여성BJ와 그 여성들의 욕망을 기회와 함정이라는 키워드로 분석하였다.

문화/텍스트에서는 새로운 인간의 모습으로 재현되는 여성들의 이야기를 다룬다. 「성폭력이 실패하는 이유: 영화 <69세>읽기」에서 노혜경은 영화 <69세>를 노인성폭력문제라고 보통 이야기하지만, “새 시대를 열기 위한 영화판의 고투 최전방”에 있는 여성감독들의 시선으로 발견하는 새로운 얼굴과 새로운 사람에 대한 이야기라고 말한다. 그리고 인간의 존엄성 훼손에 대한 이야기이고, 연대에 대한 이야기이고 견고한 여자 사람의 발견에 대한 이야기라는 것이다. 허주영의 글 「여성적인 것으로부터의 탈출, 그리고 갱신하기: 스포츠/운동하는 여성들의 신체 재현」은 스포츠/운동하는 여자들에 대한 관심과 관련 책의 출판, <노는언니>, <시켜서한다, 오늘부터 운동뚱>과 같은 예능프로그램 속에서 여성을 재현하는 새로운 방식에 주목하였다. 계집애, 여성성을 집어던지고 여성 서사를 갱신하고 있는 현장과 그 가능성을 모색하고 있다. 박주연의 글 「미디어의 트랜스젠더 재현 어디까지 왔을까?: 영화 <다만 악에서 구하소서>가 보여준 한계를 중심으로」는 최근 트랜스젠더를 재현하는 영화와 드라마가 늘어나면서 ‘제대로 재현할 순 없을까?’라는 질문으로 영화 속의 트랜스젠더를 살펴보았다. ‘제대로 된’ 재현은 불가능하다, 트랜스젠더는 모두 다른 얼굴이며 다양한 삶의 살고 있기 때문이라는 답은 뻔하지만 그 뻔한 답은 찾은 과정은 뻔하지 않다.

주제서평은 두 편이다. 자청의 「울퉁불퉁한 연대: 󰡔김지은입니다󰡕를 읽고」는 수많은 성폭력사건에 대한 사회적 대응 과정에서 무기력하고 지쳐가는 이들에게 함께 책을 읽는 연대의 경험을 나누면서, ‘서로의 용기’가 되는 현장은 보여주었다. 「21세기 금융화된 성산업과 성매매에 대한 새로운 논쟁의 시작점, 󰡔레이디 크레딧󰡕」은 현재 성매매와 성산업의 지형을 이해하고 금융자본주의 시대 성매매 여성의 위치와 섹슈얼리티의 상품화/자본화의 메커니즘을 문제삼기 위해 성매매 문제의 관점 전환의 불가피함을 주장한다.

마지막으로 리포트는 잠시 잊고 있었던 차별금지법의 현재와 여성영화 플랫폼 ‘퍼플레이’를 다룬다. 오현주는 2007년부터 시작된 차별금지법이 2020년 9월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에 상정된 현재, 다시 발의되고 상정되는 과정을 돌아보면서 차별금지법 제정에 대한 관심을 촉구한다. 정말이지, 정치적 결단만 남았다. 조일지는 여성영화 플랫폼 ‘퍼플레이’를 소개하였다. 여성감독이 만들거나 여성이 주인공이거나, 젠더이분법에 도전하는 영화 등 ‘여성영화’를 서비스하고자하는 바람으로 시작한 플랫폼의 시작을 알렸다. 약 250여 편의 여성영화 스트리밍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목차

 

기획특집 재난/기후위기/ 여성

 

한국사회 페미니스트 그린 뉴딜 탐색 / 이유진

코로나 위기론, 20대 여성 자살과 그 미봉책들: 싹 다 망해야 한다 / 홍혜은

기후위기와 기본소득 80만 원 / 박이은실

 

논문

청년여성의 일상 문화정치: 비혼 여성의 ‘일상 웹툰’ 소비와 수용을 중심으로 /

독일 통일 30주년의 젠더 이슈: 구동독 지역의 여성 인구유출에서 남성 청년 정치문화의 극우화까지 / 홍찬숙

중국 쇼장방송(秀场直播)에 몰려드는 여성 BJ들: 기회와 함정 사이에서 / 유빙

 

여성이론가

마리아 미스: 자본주의를 식민지 여성의 입장에서 분석하다 / 최재인

 

페미니즘 라이브

취약성, 자본화된 남성성, 탁월함의 열망을 꿰뚫어보기: ‘새벽이 생추어리’의 선언적 의미 / 송다금

 

페미니즘 사용설명서

에코 페미니즘 / 최형미

 

문화/텍스트

성폭력이 실패하는 이유: 영화 <69세> 읽기 / 노혜경

여성적인 것으로부터의 탈출, 그리고 갱신하기: 스포츠/운동하는 여성들의 신체 재현 / 허주영

미디어에서 트랜스젠더를 재현하는 방식에 대하여: 영화 <다만 악에서 구하소서>가 보여준 한계를 중심으로 / 박주연

 

주제서평

울퉁불퉁한 연대: 󰡔김지은입니다󰡕를 읽고 / 자청

21세기 금융화된 성산업과 성매매에 대한 새로운 논쟁의 시작점, 󰡔레이디 크레딧󰡕 / 추주희

 

리포트

차별금지법, 이제는 정치적 결단의 시간 /현주

여성영화를 선택하세요: 여성영화 플랫폼 ‘퍼플레이’ / 조일지

 

 저자 소개

여성문화이론연구소 편집부

우리는 역사를 다시 쓰고 대안 문화를 만들며 새로운 이론을 생산하고자 한다. 여성이라는 현재의 정체성을 만든 역사에 균열과 틈새를 내겠다는 의미에서 이 책의 제호 <여>와 <성>사이에 빗금(/)을 그었다. 기존의 여성이란 남성을 상정하지 않고는 자존적일 수 없다. 그래서 지금까지의 여성에 틈새를 내는 여/성의 이론을 만들어보려 한다. 여성이라는 요상한 이름과 성이라는 기이한 이름의 역사를 다시 쓰겠다는 것이다. 다시 쓰는 행위는 여성주의적 주체의 역사를 창출함을 의미한다.